이동통신 시장의 오랜 규제 법안인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 폐지되면서 알뜰폰(MVNO) 업계가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단통법이 사라지면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보조금 경쟁이 다시 활성화될 전망인데,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알뜰폰 사업자들의 시장 점유율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알뜰폰 사업자는 통신 3사의 인프라를 임대해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하는 업체로,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성장해 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2025년 5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약 1,000만 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17.47%를 차지하며, LG유플러스(19.45%)와도 큰 격차를 보이지 않는 수준이다.
이 같은 성장에는 단통법이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단통법은 통신사의 과도한 보조금 지급을 제한해 단말기 가격 경쟁을 완화했고,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요금이 저렴한 알뜰폰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단통법이 폐지되면 통신 3사가 다시 보조금 경쟁을 펼치면서 알뜰폰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대형 통신사들이 프리미엄 단말기에 대한 보조금을 대폭 확대할 경우, 알뜰폰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들은 통신 3사와의 보조금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일부 업체가 제한적으로 프로모션을 강화할 계획이지만, 대부분의 중소 사업자들은 재정적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알뜰폰 업계는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주요 대안으로는 저가 자급제 단말기 보급 확대, 중고폰 시장 활성화, 5G QoS(서비스 품질) 개선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알뜰폰 사용자들이 보조금 없이도 합리적인 가격에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도록 자급제폰이나 중고 단말기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현재 알뜰폰의 5G 서비스 품질이 통신 3사보다 낮은 점도 개선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통신 3사는 데이터 소진 후에도 일정 속도를 보장하는 반면, 알뜰폰은 속도 제한이 더 심해 실질적인 사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업계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제도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올해 초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대책'을 발표하며 알뜰폰 시장 육성을 약속한 바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알뜰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불공정한 마케팅이나 보조금 편중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을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이 지속 성장하려면 단말기와 요금제 모두에서 합리적인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며 "소비자들이 보조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알뜰폰의 가격 경쟁력을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통법 폐지 이후 통신 시장의 경쟁 구도가 어떻게 바뀔지, 알뜰폰 업계의 대응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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