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AI는 앞에 나서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일일이 찾지 않아도 뒤에서 조용히 도와 일상을 더 편리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 직후 진행된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X부문장)은 갤럭시 S26 시리즈에 담긴 '모바일 에이전틱 AI' 철학을 이같이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단순한 AI 기능 추가를 넘어 운영체제(OS) 차원에서 사용자의 맥락과 의도를 이해하고 스스로 실행하는 방향으로 AI 전략을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구글과 손잡고 'AI OS' 구현…"앱 일일이 찾는 시대 끝난다"
삼성전자가 이번 간담회에서 강조한 핵심은 구글과 함께 구축하는 'AI OS'다. 개별 앱 수준의 AI 기능을 넘어 OS 자체에서 사용자 맥락을 파악하고 여러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프레임워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노 사장은 사용자가 여러 앱을 찾아다니거나 복잡한 단계를 거치지 않아도 AI가 모든 과정을 매끄럽게 처리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갤럭시 S26을 기점으로 한층 진화된 형태의 AI OS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과도한 개입 우려에는 선택권 강화…보안 전략으로 신뢰 확보
AI가 OS 수준에서 깊이 개입할수록 사용자 피로감이나 사생활 침해 우려, 정보 오남용에 대한 책임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사용자 통제권'을 제시했다. 노 사장은 "AI를 온디바이스로만 활용할지, 클라우드와 연동할지, 아예 사용하지 않을지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며 정보 보호와 통제 경험 강화를 약속했다.
보안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공공장소에서 타인의 시선을 차단하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최초 탑재 △머신러닝 기반 앱의 과도한 정보 접근 감지 기능 △AI가 미등록 번호 전화를 대신 받아 보이스피싱에 대응하는 '통화 스크리닝' 등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AI가 일상 인프라로 자리잡기 위해선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구글·퍼플렉시티와 AI 협력 강화…플랫폼 주도권은 숙제로
삼성전자는 구글에 이어 퍼플렉시티와의 협업도 공식화하며 '멀티 AI 연합' 전략을 구체화했다. 갤럭시 S26에서는 퍼플렉시티가 삼성 브라우저 등에 적용돼 사용자가 여러 AI 모델을 비교·선택하며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노 사장은 "AI 사용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여러 AI 기능을 비교하며 사용하길 원한다"며 멀티 모델 접근성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스마트폰을 특정 AI에 종속된 기기가 아닌, 다양한 AI 모델을 유연하게 수용하는 'AI 허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빅테크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향후 AI 모델 경쟁력이 곧 단말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생태계 주도권을 유지하며 협력 관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가 에이전틱 AI 시대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2년 만에 엑시노스 부활…8억 대 기기로 AI 대중화 나서
하드웨어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삼성전자는 2년 만에 플래그십 라인업에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재투입하며 성능과 전력 효율의 균형을 재정비했다. 갤럭시 S26과 S26 플러스 모델에 탑재된 엑시노스에 대해 노 사장은 "공동 검증과 최적화 과정을 거쳐 목표한 성능과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AI를 넘어 메디테크, 로보틱스, 전장, 공조 등 4대 미래 성장 영역에 대한 투자도 지속할 방침이다. 특히 디지털 헬스 분야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고도화된 건강 관리 기능을 단계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갤럭시 AI 사용 가능 기기를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8억 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출시되는 모든 스마트폰과 태블릿, 웨어러블 제품에 AI를 탑재해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노 사장은 "갤럭시 S26 시리즈로 전작을 뛰어넘는 판매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다만 부품 단가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노 사장은 최근 환율 및 부품 비용 상승으로 인한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음을 인정하면서도 "국내 가격은 글로벌 주요 시장 대비 가장 경쟁력 있는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원가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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