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에서 "도끼로 국회의 문을 부수고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충격적인 증언이 다시 회자되었다. 법정에서는 진실 여부를 가리는 논쟁이 벌어지겠지만, 나는 그 말 자체가 이미 우리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누가 그 말을 했는지의 문제를 넘어, 그런 발상이 권력의 중심에서 나올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두렵다.
민주주의에서 국회는 국민의 뜻이 모이는 성소(聖所)다. 그 문을 '도끼'로 부수겠다는 말은 단지 물리적 폭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국민의 목소리를 억압하겠다는 선언이자, 헌법을 유린하겠다는 선포다. 만약 이 말이 실제로 권력의 최상층부에서 오갔다면, 이는 단순한 불법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에 가깝다. 군대를 동원해 국회를 해산하겠다는 발상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아픈 역사를 되살리는 망발이다.
나는 이번 재판을 보며 '권력의 무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대통령은 국민에게 권력을 위임받은 수탁자(受託者)이지,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군주가 아니다. 그런데도 "도끼로 문을 부수라"는 식의 막말이 나온다면, 그건 권력이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폭주'의 증거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런 발언이 일부에서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포장되곤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진정한 리더십은 헌법을 지키는 데서 시작된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가 '어디까지가 용납될 수 있는 말인가'라는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 정치인들의 막말이 일상화되면서, 점점 더 과격한 수사가 권력을 얻는 시대가 됐다. "반대파를 물리적 힘으로 제압하겠다"는 발상은 독재의 언어다. 우리는 이미 역사적으로 그런 말이 실제로 피로 이어졌음을 알고 있다.
재판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사건이 우리에게 남기는 교훈이다. 권력자는 물론이고 국민 스스로가 "절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국회를 부수라"는 말이 나온 순간, 우리는 이미 그 선을 넘어섰다. 이번 기회를 통해 민주주의의 취약함을 직시하고, 그 문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 침묵하는 순간, 그 도끼는 우리 자신의 미래를 내리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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