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전체 낸드 상용화 위한 물리정보 신경연산자(PINO) 모델 공동 개발
삼성전자와 엔비디아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로 주목받는 '강유전체 낸드' 개발을 가속화할 인공지능(AI) 모델을 공동으로 개발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와 엔비디아, 미국 조지아공대 공동 연구진은 강유전체 기반 낸드 소자의 성능 분석 속도를 기존보다 1만 배 이상 높인 '물리 정보 기반 신경 연산자(PINO)' 모델을 개발했으며, 관련 연구 성과를 지난 6일 학계에 공개했다.
강유전체는 외부에서 높은 전압을 가하지 않아도 양극과 음극이 분리된 상태를 스스로 유지할 수 있는 물질이다. 현재 낸드플래시의 주재료로 사용되는 실리콘은 비교적 높은 전압을 인가해야 극성이 나뉘어 정보(0과 1)를 저장할 수 있다. 실리콘을 강유전체로 대체하면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강유전체 낸드는 1000단까지 적층이 가능한 높은 집적도와 전력 소모를 최대 96%까지 절감할 수 있는 효율성 덕분에 AI 반도체 기업들이 직면한 전력 문제와 공급난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저전력 낸드플래시 메모리용 강유전체 트랜지스터'의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한 바 있다. 당시 회사 측은 AI 스토리지 수요 증가에 대응해 제품 상용화를 목표로 후속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현재 200~300단 수준의 낸드 적층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1000단 적층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강유전체를 주목하고 있다. 지식재산권 조사기관에 따르면 전 세계 강유전체 특허 점유율에서 삼성전자가 27.8%로 인텔, TSMC, SK하이닉스 등을 제치고 1위를 기록 중이다.
강유전체 상용화의 걸림돌 중 하나는 소재의 복잡한 특성을 분석하고 최적의 소자 구조를 찾는 과정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었다.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널리 사용하는 분석 도구 TCAD는 작업 한 번에 약 60시간이 소요돼 연구 속도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물리 법칙을 학습시킨 AI 모델을 도입해 분석 시간을 10초 이내로 단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기업인 엔비디아가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에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AI 연산의 핵심이 기존 GPU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낸드를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로 확장되는 추세와 맞물려 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AI 가속기 생산에 필수적인 메모리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을 확보하고,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의 전력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낸드 공급량은 2022년 2138만 장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올해 1540만 장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며, 2028년에도 1761만 장에 그쳐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2024년 약 450TWh(테라와트시)에서 올해 550TWh, 2030년에는 950TWh까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공급 부족과 전력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강유전체 낸드 기술은 AI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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