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가 이달 30일 문을 끝으로 문을 닫습니다. 말 그대로 우리나라 석탄 산업의 마지막 불씨가 꺼지는 순간이 다가오는 겁니다. 하지만 그 끝이 참 씁쓸하고 마음 아픕니다.
수십 년간 나라의 기초를 세우며 탄광이라는 거친 일터에서 몸을 바친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아닌, 고용승계도 없이 내쫓듯 던진 퇴사 통보 한 장이었습니다. 이게 정말 국가가 해야 할 태도인지, 같은 시민으로서도 의문이 듭니다.
지난 몇 년간 정부는 대한석탄공사와 함께 단계적인 폐광을 진행해 왔고, 도계광업소가 마지막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정부와 계속 대화하며 최소한의 고용 보장은 있을 거라고 믿었을 겁니다. 그런데 폐광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산업통상자원부가 “고용승계는 논의된 적 없다”며 6월 말까지 모두 퇴사하라는 통보를 보냈다고 합니다. 이건 아무리 봐도 너무 일방적이고, 인간적인 배려도 없습니다.
현재 남은 직원 16명은 고용승계를 희망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들에게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탄광이라는 특수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하루아침에 다른 일자리를 찾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인데 말이죠. 전환 교육도 없고, 재배치도 없고, 그저 알아서 살 길 찾으라는 식입니다.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도 당연합니다. 한 노조 관계자의 말처럼, 이건 단순한 행정적 조치가 아니라 노동에 대한 근본적인 경시이자 책임 방기입니다. 노동자와 오랜 시간 함께 해온 국가가, 마지막 순간에 그들을 파트너가 아니라 짐처럼 여기는 태도를 보인다면, 이건 제도 이전에 도리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방식이 하나의 ‘전례’로 남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정부가 공공기관 노동자에 대해 이렇게 무책임하게 대했다면, 다른 공기업 구조조정에서도 같은 식으로 밀어붙이지 말란 법이 없겠죠. 이건 단지 석탄공사 노동자 몇 명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어떤 사회에서 일하게 될지를 보여주는 신호탄일 수 있습니다.
지금 노조는 현수막을 걸고 항의 집회를 하며 정부에 공식 요구안을 제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입을 닫고 있다고 합니다.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은 정부가 과연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이번 사태는 너무 아쉽고, 무엇보다도 인간적으로 잘못됐다고 느껴집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산업이 사라지는 마지막 장면이라면, 최소한 그 현장에서 삶을 바쳐온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이별을 해줄 수 있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게 국가의 품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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